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은 상속세로 12조원 이상을 낼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상속세 세입(3조9000억원)의 3배가 넘는 규모로 건국 이래 최대이자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액수다. 2011년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 사망 당시 유족들이 부담한 3조4000억원의 4배 가까운 금액이다.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자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국세청에 신고한 상속세 과세표준은 총 26조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오너가의 상속세는 종전 국내 최고 상속세액의 10배가 넘는다. 2018년 11월 말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고(故) 구본무 회장의 상속인들은 ㈜LG와 LG CNS 지분 등에 대한 상속세 9215억원을 신고했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 고지액(176억원)의 680배에 이른다.

삼성가의 상속세 신고 기한은 4월 말이다. 한 재계 인사는 “유족들이 이달 말까지 전체 상속세의 6분의 1인 2조여 원을 1차분으로 내고, 나머지 10조여 원을 5년 동안 나눠 낼 것”이라며 “상속세는 보유 예금과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첫 회분 상속 세금을 마련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배당소득(지난해 약 1250억원)이 있어 대출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삼성전자 지분이 없는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 자매는 제2금융권에서 상당액을 대출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천문학적 상속세에 대해 유족들은 “상속세 납부는 의무이자 보국이며,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