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市場)이 없으면 시장을 만들어 키우며 성장한다”

‘업(業)’에 뛰어든지 19년 만인 지난해 세계 4위 임플란트(Implant·인공치아 이식) 제조·판매 회사로 우뚝 선 중견 기업 ‘오스템임플란트'의 전략이다. 치과의사로 일하던 최규옥 현 회장이 1997년 세워 치과병원용 소트프웨어(SW) 등을 만들던 이 회사는 2000년 국내 임플란트 제조기업을 인수하며 시장에 진출했다.

그해 34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5650억원으로 20년 만에 166배 커졌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당해 년도)은 8037만원에서 429억원으로 536배 불었다. 최근 20년 연속 흑자를 냈고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은 매년 평균 21%씩 성장했다.

서울강서구 마곡에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마곡트윈타워 본사. 건물 전체가 대학 캠퍼스와 연구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오스템임플란트
서울강서구 마곡에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마곡트윈타워 본사. 건물 전체가 대학 캠퍼스와 연구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오스템임플란트

◇세계 1~3위 모두 逆성장...오스템만 플러스 성장

‘코로나 19 판데믹’으로 스트라우만(스위스), 노벨바이오케어(스웨덴), 덴츠플라이(미국) 같은 세계 1~3위 임플란트 기업들이 올해 20~30%씩 마이너스 성장하는 와중에도, 오스템은 작년을 웃도는 실적(6000억원대) 달성을 자신한다.

2001년 당시 100명 남짓하던 임직원은 3800여명(국내외 포함)이 됐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연평균 442명 신규 채용)에 뽑혔다. ‘임플란트 불모지’이던 한국에서 어떻게 세계적 기업이 나왔을까. 이런 의문을 품고 이달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에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트윈타워 본사를 찾아 엄태관 대표이사(CEO)를 만났다. 연구소장 출신인 그는 2017년부터 현직을 맡고 있다.

창업자인 최규옥 회장과 함께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엄태관 대표이사(CEO).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2001년부터 오스템임플란트에 근무하고 있다./오스템임플란트
창업자인 최규옥 회장과 함께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엄태관 대표이사(CEO).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2001년부터 오스템임플란트에 근무하고 있다./오스템임플란트

- 믿기지 않는 성장 스토리를 써 오고 있는데 비결이 궁금하다.

“연구개발(R&D)과 교육, 글로벌 직영영업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탁월한 품질의 제품을 개발하면서 교육·마케팅을 두 바퀴로 삼아 회사를 키웠다. 임플란트 시장을 개척·확대를 목적으로 2001년부터 치과의사를 상대로 진행하는 임플란트 시술(施術) 교육이 대표적이다. 임플란트 임상(臨床) 전문가로 만드는 커리큘럼과 교재를 개발했으며 지금까지 국내 1만 4000명, 해외 6만5000명 등 8만명이 배워갔다.”

◇의사 임상 교육으로 시장 키우며 ‘일석삼조'

엄 사장은 “오스템에서 교육받은 의사들은 아무래도 오스템 제품을 사용한다”며 “2020년부터는 인터넷 생방송 교육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 국내 치과 의사 상대 임상 교육을 좀더 자세히 얘기해 달라.

“모든 치과 의사들이 임플란트를 더 잘 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마곡 본사 10개 세미나실에서 교육은 물론 전국의 지방 거점 10여개 도시 마다 연수센터를 두고 직접 임상 교육을 진행한다. 토,일요일 주말과정과 6개월~1년 마스터 코스 등 의사 임상 수준에 따라 단계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리 임상 교육은 세계적 경쟁력을 자부한다.”

엄 대표는 “해외에선 27개 진출 국가와 29개 영업 법인 단위로 단계별 임상 교육을 하며 매년 학술심포지엄인 ‘오스템 미팅’을 하며 외국 치과의사 국내 초청 교육도 한다”고 했다.

치과 의사들을 상대로 벌이는 임플란트 현장 시술 교육 장면/오스템임플란트
치과 의사들을 상대로 벌이는 임플란트 현장 시술 교육 장면/오스템임플란트

오스템이 임플란트 사업을 시작한 2000년 초만 해도 국내 치과의사 중 임플란트 시술 가능 인력은 10% 미만이었고 1개당 가격도 400만~500만원이었다. 현재 국내 임플란트 가격은 1개당 100만~130만원이며, 국내 대다수 치과대학들이 임플란트를 정규 과정에서 가르친다. 치과의사 임상교육을 통해 임플란트 시장을 키우고, 임플란트 대중화에 성공하고, 회사도 뻗어가는 ‘1석(石)3조(鳥)’ 효과를 거둔 것이다.

- 연구개발은 어떻게 하나?

“연간 매출액의 7%에서 지금은 11%를 연구개발에 쓴다. ‘금액’이 아닌 ‘비율(총매출액 대비)’로 투자하는 만큼 R&D 지출액이 매년 평균 20%씩 넘게 늘고 있다. 2012년 53명이던 R&D 인력은 지금 450명으로 전 직원의 20%가 넘는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10개 연구소를 올해 9월 마곡트윈타워 한 군데로 모아 시너지를 내고 있다. 마곡 본사 건물 전체 면적의 60% 정도는 R&D센터가 쓰고 있다.”

◇”본사 건물 전체가 R&D 센터...총매출의 11% 투자”

마곡 트윈타워 건물은 일부 지원·기획 부서를 제외하면 대부분 R&D센터와 세미나, 강의실, 회의실이어서 세계적 수준의 치과대학 캠퍼스를 연상케 한다. 엄 대표는 “우리 회사의 가장 큰 특징은 ‘임플란트 분야 캠퍼스'로 불릴 정도로 탄탄한 교육 프로그램과 R&D”라고 말했다.

- 특별한 R&D 노하우나 원칙이 있는가?

“‘제품의 품질 기반으로 성장하는 회사이며, 품질이 뒷받침 안되면 롱런할 수 없다’는 신념과 철학을 모든 임직원들이 공유하고 있다. 특히 ‘품질은 검증(실험)으로 완성된다’는 믿음 아래 ‘아이디어' 보다 ‘검증’에 완벽을 기한다. 이를 위해 세계 최고 실험실과 엄격한 품질 검증 단계를 갖추고 있다. 출시 전 세 번의 임상 검증을 거치는 경우도 다반사다. 불량품을 1만개 중 1개 이하로 낮춰 세계 최고 임플란트 기술과 품질을 자부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20년 여름 10개의 연구개발연구소를 마곡 트윈타워로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총매출액의 11%를 R&D에 투자한다. R&D 센터 내부 모습/오스템임플란트
오스템임플란트는 2020년 여름 10개의 연구개발연구소를 마곡 트윈타워로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총매출액의 11%를 R&D에 투자한다. R&D 센터 내부 모습/오스템임플란트


지금까지 오스템의 특허(特許) 출원과 등록 건수는 각각 902건, 421건에 달한다. 최근 3년간 해외 특허 출원만 62건이다. 국내 중견 의료기기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편이다.

- 지난해 총매출액의 54%(3095억원)를 해외에서 올렸다. 단기간에 어떻게 성공했나?

“해외 임플란트 수요가 늘기를 마냥 기다리지 않고 적극 창조해 온 덕분이다. 사업 시작 5년 만인 2006년부터 오스템의 살 길은 해외에 있다고 보고 적극 공략했다. 미국·유럽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는 임플란트 초창기였다. 따라서 임상 교육을 받은 치과 의사들을 우리 고객으로 만들면 충분히 승산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89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엄 대표는 “코로나 19 여파로 세계 치과 시장이 위축됐지만 올해 10월 아프리카 시장 개척을 위해 두바이에 법인을 세웠다”며 “지금까지 뚫지 못한 브라질에도 이번달부터 수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오스템은 법인별로 치과 의사 임상 교육을 초보자부터 고급과정까지 단계적으로 운영해 호평받고 있다. 해외 치과 의사 임플란트 교육 모습/오스템임플란트
해외에서도 오스템은 법인별로 치과 의사 임상 교육을 초보자부터 고급과정까지 단계적으로 운영해 호평받고 있다. 해외 치과 의사 임플란트 교육 모습/오스템임플란트

- 해외 직영(直營) 영업이 비결 중 하나라고 했는데.

“딜러(대리상)을 쓰지 않고 ‘직영 영업’으로 승부한다는 말이다. 1500명의 현지인 정규 영업사원이 고객(치과 의사)을 찾아가 제품을 설명하고, 구입을 권유·설득하는 ‘밀착 영업'이 주 무기이다. 인력이 많이 들지만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다. 타사 보다 두배 정도 많은 다양한 치과용 상품으로 다양한 판촉활동도 벌인다.”

이런 노력으로 2020년 하반기 현재 오스템 임플란트는 중국(20%)과 인도(23%)에서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 각각 2위에 올라 있다.

엄 대표는 “중국 시장에서도 치과의사들이 오스템과 함께 임플란트를 배우고 실습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한다”며 “3개의 영업법인과 1개의 제조법인을 세워 주요 거점별 현지 치과의사 밀착 영업을 벌여 해외 매출의 30% 정도를 중국에서 올리고 있다”고 했다.

◇자체 교육프로그램만 40여개...”하급자가 상급자 매년 평가”

- 고객이 전문직(치과 의사)인 만큼, 영업을 잘 해야 할 듯 한데.

“그렇다. 우리 회사 제품만 300종이 넘고 직원이 잘 모르면 고객을 제대로 응대할 수 없다. 그래서 사내 교육에 목숨 걸고 전력투구한다. 입사 후 신입직원 공통교육과 직군별 심화교육은 물론 진급자와 보직자 교육을 한다. 6개월 신입사원 교육에서 2개월은 아예 합숙 제품 교육을 한다. 20년 경력 사원도 매주(每週) 이틀은 제품 교육을 받고 분기별, 반기별 교육도 실시한다. 대표이사(CEO)가 교재 제작과 업그레이드를 직접 챙긴다. 자체 개발한 사내 교육·육성 프로그램만 40여개다.”

엄 대표는 “모든 교육에 반드시 시험(test)을 치르며 과락(科落)한 사원은 반드시 재수강토록 한다”고 했다.

‘△술값과 밥값은 반드시 상급자가 지불한다 △회사 내 직원 간 줄 세우기를 하지 않는다 △공적(功績)은 부하직원에게 주고 나쁜 결과는 관리자가 책임을 진다 △윗사람보다는 아랫사람의 눈치를 본다 등….’

경영학이나 도덕 서적에 나올 법한 이런 내용들은 엄태관 대표가 취임하면서 선포한 ‘오스템 관리자 윤리강령’ 15개 조항 가운데 일부이다. 그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의 약 80%가 회사 생활과 연동돼 있는데, 윤리강령으로 보다 즐거운 회사를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상급자가 하급자들의 의견을 더 경청하고 존중하는 직원 친화적 수평 조직을 갖고자 한다. 이를 위해 매년 하급자가 상급자들을 대상으로 11개 항목 인사 평가를 한다. 사진은 매년 실시하고 있는 전 임직원 단합 워크숍 모습/오스템임플란트
오스템임플란트는 상급자가 하급자들의 의견을 더 경청하고 존중하는 직원 친화적 수평 조직을 갖고자 한다. 이를 위해 매년 하급자가 상급자들을 대상으로 11개 항목 인사 평가를 한다. 사진은 매년 실시하고 있는 전 임직원 단합 워크숍 모습/오스템임플란트

- ‘윤리 강령’ 말고 오스템만의 독특한 기업 문화가 있다면.

“‘오스템 웨이(Osstem Way)’라고 부르는 우리 만의 일하는 문화가 있다. 핵심은 ‘사내 정치'가 없는 직원 친화적인 수평 조직이다. 이 바탕에서 모든 직원들이 시간(時間)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이를 회사 전산 프로그램에 입력해 업무를 스스로 관리한다. 특히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라며 하급자들을 더 중시한다.”

그는 이런 사례도 소개했다. “1년에 1회 하급자들이 60명의 상급자(팀장~본부장)들을 평가한다. 윤리강령을 포함한 11개 항목인데, 최하위 평가를 받은 상급자 10명에 대해서는 CEO가 일대일 면담을 해 경고하고 개선을 요구한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오스템 직원들의 표정이 경쟁사보다 훨씬 밝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치과 전문 바이오 기업으로 3년후 매출 1조 달성”

- 2016년 1월 한때 주가(株價)가 종가 기준으로 8만1000원이 넘었으나 지금은 5만대로 떨어져 있는데.

“실적과 성장 잠재력에 견줘보면 저평가라고 생각한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 19 영향으로 오스템 뿐만 아니라 대다수 의료 관련 기업의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 오스템은 비상경영으로 위기관리를 적절하게 해왔고, 위기 상황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올 11월 한달에만 주가가 35.9% 상승했다. 앞으로 이익 기반 성장 모델을 구축해 성장과 손익 균형을 맞추고, 신성장 동력 사업을 적극 키울 것이다.”

- 신성장 사업을 포함한 앞으로 비전은?

“지금까지 치과용 임플란트 제조·판매에 집중했다. 앞으로는 치과 인테리어, 제약, 치아 교정 등 3개 신사업을 키워 ‘치과 전문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2015년 제약 전문 자회사를 세웠고 2016년부터 치과 인테리어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제약 바이오 기업 인수합병(M&A)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2023년까지 지난해의 2배 수준인 1조원(연결 기준)으로 매출을 늘리고 2024년 임플란트 세계 1위 기업이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