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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노동자 10인 이상 사업장은 이런 행위를 예방하고 이에 대해 징계를 내릴 수 있는 내용을 취업규칙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취업규칙 변경이므로 노동자 과반수 동의를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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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직장에서 관계상 우위를 악용해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된다고 해서 형사 처벌이 당연히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모든 기업은 이를 예방하고 발생시 징계하기 위한 뚜렷한 체계를 갖춰야만 한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개정법은 직장 내 괴롭힘을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규정한다.

주요기사

상시 노동자 10인 이상 사업장은 이런 행위를 예방하고 이에 대해 징계를 내릴 수 있는 내용을 취업규칙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취업규칙 변경이므로 노동자 과반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이제부터 기업들은 직원 대다수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직장 내 괴롭힘 근절’ 취업규칙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별도로 관련 규정을 만들어 노동부 장관에게 신고하지 않으면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된다.

개정법에 따르면, 이 취업규칙은 Δ금지되는 괴롭힘 행위 Δ예방교육 Δ괴롭힘 발생 시 조치 Δ피해자 보호 절차 Δ가해자 징계 조항 Δ재발방지 대책 등을 다뤄야 한다.

◇가해자 ‘직접 처벌’ 규정은 없어

직장 내 괴롭힘을 한다고 해서 가해자에게 직접적인 처벌을 할 수 있는 조항은 개정 근로기준법에 포함돼 있지 않다.

단,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신고를 접수하거나 사건을 인지했을 경우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하는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이어 괴롭힘이 사실로 드러나면 사용자는 피해자가 요청하는 근무지 변경, 유급휴가 등의 보호를 제공해야 한다.

반대로 가해자에게는 징계나 근무 장소 변경 등의 불이익 조치를 해야 한다. 이것이 흔히 괴롭힘 방지법을 설명할 때 언급하는 ‘처벌’이다.

또한 사용자는 괴롭힘 피해자나 신고자에게 불이익을 주면 안 된다. 개정법은 피해자나 신고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취업규칙에 의무화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어떤 것이 ‘괴롭힘’?…애매한 기준, 가이드라인 절실

문제는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다. 우선 직장에서의 지위를 비롯한 ‘관계상 우위’를 이용해야 한다. 주의할 것은 직위뿐만 아니라 나이나 학벌, 성별, 근속연수, 노조 가입 여부, 정규직 여부까지도 관계상 우위로 해석한다는 점이다.

그 다음으로는 이러한 행위가 피해자에게 신체적이거나 정신적 고통을 줘야 한다. 쉽게 말해 불쾌감을 일으키는 행위여야 한다. 또는 일반적인 불편감을 일으키지 않는 가벼운 심부름이나 면벽 근무라도 이것이 근무환경을 악화했다면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야 한다는 정의다. 지난 2월 고용부가 펴낸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이는 업무상 필요성과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한다.

업무에 필요하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거나, 일적으로 필요하더라도 그 행동이 사회통념상 문제가 있으면 직장 내 괴롭힘이 된다는 것이다. 막말·부적절한 호칭 사용·따돌림 등이 후자에 해당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사적인 호칭’(후자)이라거나 ‘개인끼리 하는 부탁이므로’(전자)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고 항변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업무에 필요하고 사회통념에 어긋나는 것인지 주관적 해석이 개입될 여지가 많아 업계 혼란이 예상된다.

◇구체적 예시는?

고용부가 기존에 공개한 매뉴얼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끝낸 직원에게 이전과 다른 업무를 준 뒤 다른 직원들에게 따돌림을 지시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직장 내 괴롭힘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밖에 ‘회식’ 문제도 자주 언급된다.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회식을 강요하는 경우부터 시작해, 술자리를 만들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경우, 회식 자리에 늦었다고 다량의 술을 강제로 권유하는 경우, 따돌림 수준의 식사 자리 배제 등이 대표적이다.

애매한 부분은 업무상 적정 범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예컨대 부하 직원의 미흡한 업무 처리로 인해 상사가 보완 지시를 반복해서 내렸고, 이로 인해 부하가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업무상 적정 범위에 해당할 수 있어 여러 정황을 살펴야 한다.

일반적인 인사상 불이익도 마찬가지로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총괄급 승진을 위해 A등급 고과를 필요로 하지만 이를 오랜 기간 받아오지 못한 직원이 문제제기를 할 경우, 평가 저하가 의도된 괴롭힘이라고 볼 수 있는 다른 사실 관계가 있어야 한다.

이 같은 괴롭힘 사례를 고용부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모두 제시할 수는 없다. 단지 정부는 개별 기업이 취업규칙을 활용, 자체적인 괴롭힘 방지·처벌·피해자 보호 등의 시스템 총체를 만들도록 도울 뿐이다.

따라서 괴롭힘 방지법이 기업에서 실효를 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오늘부터 법이 시행되지만 당장에 기업이 체계적 처벌을 내릴 수는 없고, 취업규칙 변경 및 이에 대한 직원들의 숙지까지도 상당한 기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이번 법 시행의 근본 취지는 직장 내 괴롭힘을 자체적으로 근절할 수 있는 기업문화 혁신”이라면서 “법 시행을 계기로 정부가 강력한 처벌 의사를 보인다면 직장갑질이 기업 내부 시스템을 거쳐 자연스럽게 정화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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